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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료의 미래에 드리운 먹구름.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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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러피 작성일18-07-12 17:33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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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료의 미래에 드리운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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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이 뇌전이된 악성흑색종을 면역항암제로 극복했다는 2015년 말 언론 보도가 있은 후, 국내에서도 암 환자들의 면역항암제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높아졌다. 면역항암제가 악성 흑색종, 폐암 등 일부 종양이외에는 효능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고, 기존 항암제에 비해 매우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일본까지 건너가 투약을 받고 있는 환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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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에 종속되어 가는 세계의료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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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대통령에게 투약된 면역항암제는 미국 제약회사 MSD가 개발했다. 이런 혁신적인 신약의 대부분은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이 개발하여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다. 2016-2017년 미국 FDA에서 혁신신약으로 품목 허가받은 68개의 약품 중 42개(61.8%)를 미국 회사가 개발했고, 유럽의약품청 (EMA)에서 같은 기간 허가받은 62개의 혁신 신약 중 29개(46.8%)도 미국제품이다. 또, 금년도 세계 10대 의약품의 매출예상액 800조 원 중 74%를 미국회사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신약뿐 아니라 신 의료기술을 구현하는 첨단 의료기기 시장 또한 미국이 본사인 다국적기업들이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지난 18여 년간 국내에서 29개의 신약과 4개의 줄기세포치료제가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지만, “우리끼리” 신약일 뿐 FDA나 EMA의 품목허가를 받은 세계적 신약은 하나도 없다.

매년 미국암학회에 참석할 때마다 혁신적인 신약이나 의료기술 개발속도에 놀라는데, 많은 전문 인력과 엄청난 재정이 투입되어야 가능한 일이 미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은 평균수명이나 영아사망률 등 지표가 한국보다 나빠, 공공의료가 실패한 대표적인 국가라고 비난받고 있지만, 세계의료시장은 미국에 점점 종속되어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9세기의 과학 발전을 선도하고 20세기 의학발전을 이끌던 유럽이 미국에 주도권을 빼앗긴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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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회주의 의료제도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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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은 2차 대전을 분수령으로 큰 변화가 일어났다. 2차 대전 전 노벨의학상 수상자 84%가 유럽에서 배출되었으나, 2차 대전 후 미국 55%, 유럽 37%로 역전되었다. 2차 대전 직후에는 유럽의 우수한 인재들이 미국으로 대거 이동 한 것이 그 이유라고 설명할 수 있겠으나, 최근에는 미국의 의료 산업이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의 유럽 국가들과 더욱 차이를 벌리며 발전하고 규모를 키우고 있는 배경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2차 대전 후 유럽국가들 대부분이 의료제도를 사회주의로 전환하여 복지와 분배에 치중한 반면, 미국은 시장논리에 의한 자유경쟁을 추구했다. 그것이 의학 발전의 추진력이 되어 우수 인재와 거대 자본을 계속 모을 수 있었고, 의료산업 분야에서 독주체제 구축을 가능하게 했다고 본다.

공공의료를 극단적으로 추구했던 공산주의국가들의 의료 서비스와 의료 산업은 매우 낙후되어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대표적인 예가 러시아다. 러시아가 공산화되기 전 제정러시아 시절에는 파블로프 (1904년)와 메치니코프(1908년) 2명의 노벨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했으나, 공산화이후 단 1명의 수상자도 없다. 다른 동유럽국가도 마찬가지다. 무상의료제도를 가지고 있음에도 자국의 의료를 믿지 못하고, 러시아 사람들은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미국 등 전 세계를 헤매고 있다. 러시아 암 환자에게 한국까지 오는 이유를 묻자, 병원에 필수항암제가 없고, 한국에서 구해간 약을 병원직원들이 빼돌리기까지 한다는 답은 충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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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유시장논리를 배제하겠다는 문재인 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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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와 의료계사이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문재인 케어‘ 정책은 국민들의 의료비부담을 줄이기 위한 보장성강화정책으로 포장되어 있다. 그러나 의료계 입장에서 보면 선택의료비제도 폐지, 비급여의 급여화 등은 대한민국 의료제도에서 자유시장논리를 배제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예비급여제도는 의료비지원이 주목적이 아니라, 수가의 일부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모든 수가를 정부가 결정하고 진료량까지 심사 평가를 통해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컴퓨터에 비유하면, 의약분업 분쟁은 응용프로그램 수준의 문제이지만, 문재인 케어는 운영체계에 대한 이슈이다. 우리나라는 정부의 수가통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등 사회주의적 요소와 선택 진료제나 비급여제도등 자유시장논리가 혼합된 운영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한국의료가 고속성장을 하고, 지금도 낮은 의료비부담에도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이런 특수한 제도 환경이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케어가 현재 우리나라 의료제도에서 시장경제가 작용하고 있는 부분을 완전히 제거해버리면, 의료인 입장에서 더 나은 의료기술을 개발하거나 의료서비스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동인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의료제도의 틀이 사회주의로 고착되어 자유롭게 경쟁해서 성취하는 개인의 노력과 열정은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사회가 되면 우수한 인재들은 한국 의료계를 떠날 것이다. 모든 의료서비스의 수가를 국가가 정하고, 의료인이 전문가로서의 개인적 역량을 인정받지 못하게 되면 궁극적으로 의료의 질과 의료서비스 수준은 점점 하향 평준화된다는 것은 이미 기존 사회주의 국가에서 증명되었다.

미국에서 개발한 고가신약이나 신의료기술이 건강보험재정을 좌지우지되는 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사회주의 의료제도에 한계를 느낀 유럽 국가들은 시장논리를 다시 도입하는 추세이다. 그런데 한국은 오히려 사회주의제도로 역주행해 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을 통한 보장성 강화라는 사회주의적 장점과 비급여 제도를 통한 자유경쟁체계의 장점을 살리며, 간신히 균형을 잡고 있었던 대한민국 의료제도가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일 수도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허 대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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